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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풀뿌리

한겨레 신문 기사입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5. 6.
한겨레 김민경 기자기자블로그 황춘화 기자 신소영 기자기자블로그
» 김승호 광진주민연대 사무처장이 지난 4월초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홍보하고 있다. 광진주민연대 제공




[동네정치가 생활 바꾼다] 서울 구·시의회 ‘주민후보’ 3인의 도전

‘동네정치’가 제도화한 지 올해로 16년. 우리 동네에서 불편하거나 꼭 필요한 시설·제도가 눈에 띄지만, 가려운 곳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는 이를 찾기 어려웠다. 선거 때마다 “우리 동네를 위해 발로 뛰겠다”고 약속하며 당선된 동네 정치인들은 오히려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주민들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재건축 조합장, 지역 건설업자, 관변단체 관계자 등이 주류인 동네정치의 벽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이런 현실에 맞서 “직접 동네정치를 바꿔보겠다”고 나선 이들을 소개한다.

“발로 뛴다던 정치인들, 되레 주민에 발목”

광진주민연대 김승호 사무처장

김승호(34) 사무처장은 2002년 지방선거에 나온 후보자들의 공약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검증하는 일을 시작으로 동네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광진구의회 방청을 시작했지만, 정작 의원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조례를 발의하는지 살펴볼 틈이 없었다. 의원들이 출석을 잘 하지 않고, 나오더라도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 자체가 짧았기 때문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지역에 필요한 공약을 만들어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후보들은 그러겠노라 약속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 사이 구의원들은 관광성 해외연수를 다녀왔고, 의정비를 턱없이 높였다. 이를 주민에게 알리고, 항의하고, 주민감사 청구 서명까지 받았지만 한계를 느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일들이 다 벌어진 다음에 수습하는 것뿐이었어요.”



김 사무처장은 결국 이런 문제를 사전에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지역단체에서 일해보니 주민들에게 필요한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욕심도 생겼다. “노인요양 서비스, 출산·산후조리 서비스, 장애인 활동 보조 등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데 동네정치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죠.”

결국 그는 출사표를 던졌고, 지금은 광진구의 한 선거구에서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및 시민·사회 단체의 연합후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