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힘든 날이 있습니다. 어제가 바로 그 날이었던 것 같아요. 전날 미리 준비해놓는 명찰도 그날 저녁에서야 생각이 날 정도로 바쁜 날이지요,요즘은. 4시부터 배달봉사자들이 오는데 5시가 다 되어서야 반찬을 들고 배달에 나설 수 있을 만큼 반찬 준비도 엄청 늦어졌답니다.
그런 제게 유난히 돋보이는 분이 있었으니
김춘화선생님이 바로 그분입니다.
일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오셔서 또 어찌나 부지런히 몸을 놀리시는지, 한시도 쉼없이 야채 씻고 썰고 바닥도 닦고 가스렌지까지 말끔히 닦아놓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분이죠. 어제는 생강을 다지는 기술이 예술이시더라구요. 그리고 엄청난 통에 담긴 배추를 버무리는 걸 보니 손놀림이 날래고 양손이 조화롭게 드나들면서 하얗던 배추가 양념이 고루 배어들어 색을 드러내는데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답니다.
자원봉사하기 위해 미용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참 기특한 분입니다. 그런 분이 민들레봉사자라서 어찌나 감사한지요.
배달 펑크난 분이 3명이라서 배달은 8가정,에궁~ 주소 보며 잘 찾아가던 집들을 유난히 헤매서 돌아다니고 갔다가 헛걸음한 집도 2가정이나 되었어요. 집에도 안계시고 전화해보니 없는 번호라고 해서 주인집에 물어보니 한분은 어제 이사가셨다고 하네요. 그동안 몇번 밖에 못 뵈었지만 인사도 못드리고 헤어지니 아쉬움과 서운함에 한참을 집앞에 서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신 할머니 한분은 밥맛이 없으시지만 그나마 반찬이 오면 밥을 드시게 된다고 하시면서 고맙다고 눈물짓기까지 하셨답니다.
이번 화개장터에 돌봄이웃분들을 초대하고 있답니다. 저녁시간이라서 연세드신 분들은 나눔이웃들이 돌봄이웃을 모시고 오는 방법으로 할꺼구요. 모처럼 흥겨워하실 좋은 공연이라서 많은 분들이 함께 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힘이 들긴하지만 한분 한분 만나면 밝게 맞아주시고 고마워해주시니 여전히 보람있고 가슴이 뭉클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