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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활동

인문대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6. 14.

오월 이십칠일, 오전 여덟시 삼십분, 날씨는 흐리고 비가 조금 내림.


늦은 나이에 수학여행을 간다는 게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많이 배우지 못한 탓에 초등학교 때 창경원 수학여행을 마지막으로,

여행하고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 왔다.

지식이 풍부하지 못해서 이렇게 소감 하나 쓰는 것도 두서가 없을 것이다.

잘 쓰지는 못 하지만, 한 번 써 보기로 했다.

지금부터 나는 수학여행을 시작한다.

서울을 출발 , 목적지 까지 가는 도중 차내에서는 노래자랑이 시작되고,

오십이 훌쩍 넘은 늦깍이 학생들은 모두가 가수였다.

학생들은 너무 노래를 잘 들 불렀다.

흥겨운 음악과 더불어 창밖에 보이는 녹음이 짙은 풍경들...........

나는 행복했다. 변변한 여행 한 번 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제 2의 인생이 시작되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덧 여섯 시간이 훌쩍 지나 통영에 도착했다.

박경리 기념관을 둘러 보면서 T.V로 재미있게 보았던 <토지>를 쓰신 작가님이라는 것을 오늘 알았다. 내 자신이 분주하게 생활하다보니 별로 관심 없이 살았다는 건시 느껴진다. 유명한 작가님이신데 묘지는 정말 소박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통영대교 야경을 관람하면서 청소년 수련관으로 향했다.

우리는 짐을 풀고 피곤함도 잊은 채 추억을 만들기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몸을 풀며 흥겹게 놀았다.

 

이십 팔일, 아침 오늘은 날씨도 쾌청하고 기온도 여행하기에 적절했다.

우리는 아침 식사를 통영 시장에 가서 장어 시락국을 먹고 안내원을 따라 한산도에 도착했다. 책으로만 배우고 드라마로만 시험한 곳을 직접 와보니 이순신 장군께서 작전을 세우시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신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다음은 세병관에 도착, 웅장하고도 섬세하게 지어진 모습에 정말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세병관이 지어진 이유와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설명을 잘 듣고 향토 역사관을 거쳐 전혁림 미술관에 도착했다.

나는 그림을 감상 할 줄 몰라서 그런지 잘 이해를 못하는 편이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저물고....

 

이십구일, 아침은 수령관에서 해결하고 우리는 거제 수용소로 이동했다.


수용소를 관람하는 동안 포로들이 생활 했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정말 한 눈에 봐도 모든 것이 다 파악이 되고 잘 이해 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정말 마음이 아팠다.

우리는 수용소를 떠나 신선대 해변에서 파도를 배경 삼아 충무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 먹는 모습이 영화 한 장면 같았다.

오래 남을 사진도 많이 찍고 이런 기분 얼마 만일까?

이어서 바람의 언덕에 도착, 글자 그대로 바람이 많이 불었다.

이곳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바닷물도 시커멓게 멍들었다.

가는 곳마다 많은 사진을 찍고 우리는 몽들 해변을 지나서 2박3일 동안 머물며 여행 한 통영을 뒤로 하고 며칠 뒷면 지워질 조그마한 발자취만 남겨 놓고 서울로 향했다. 이번 수학여행은 내 삶의 한 부분을 장식 할 것이다.

하나님은 공평하신 것 같다.

순서가 바뀌었지만 잊지 않으시고 늦게라도 이런 기회를 주셨으니.......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배움은 꼭 때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생 공부를 먼저 마치고 지금 공부를 하는 것이다. 먹고 마시는 것만이 양식이 아니다.

머릿속에도 가끔 양식을 주어 녹슬지 않게 하고 가끔 한 번씩 모득 것을 잊어버리고 여행을 떠나는 것도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할 일을 다 하면 그때 가서라는 단어가 항상 붙어 다니는 삶,

나는 앞으로 남은 인생은 내 자신을 위해 투자를 해야겠다.

그동안 며느리로 아내로 엄마로서 나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고 내 존재를 찾아야겠다.

내 삶을 누가 살아 주는 것이 아니니까 우물 안 개구리로만 산 것 같다.

이제야 세상에 눈을 뜬 기분이다.

그동안 틀에 박힌 생활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나 나는 이번 수학 여행을 통해 그런 인생을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모든 걸 내일로 미루지 않고 그때그때 하겠다고......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늘푸른 인문대 감사해요 !!!

                                                                                                                                     20011년 6월 6일 오전 4시

                                                                                                                                                        김 경 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