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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민들레

1월 12일 이야기

by 모은정 2018. 5. 14.

민들레는 늘 에피소드를 남깁니다. ㅎㅎ

지난번 배달하려고 방문드렸을 때 병원에 입원해있으시던 어르신이 계셔서 그 분과 짝궁인 나눔이웃 선생님께 퇴원하셨는지를 물었습니다. 매월 방문과 전화를 통해 안부를 확인하시고 살피는 분들이 나눔이웃 선생님들이시거든요. 전화가 오기를 “어르신께 전화를 드렸더니 없는 번호로 나와서 혹시나 싶어 걱정이 되어서 집으로 달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하십니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이니 가보는 수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그 발걸음이 얼마나 떨렸을까? 문을 열려는데 너무나 가슴이 두근거리더랍니다. 하지만 다행히 어르신은 탈없이 퇴원해서 잘 계셨고 바뀐 전화번호 잘 등록해서 저한테도 알려주십니다.
병원에 계시는 동안도 들러서 문병하고 챙기셨다고 하더라구요.
참으로 멋진 선생님이시지요?

국물이 흐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코다리 무조림인데 담긴 비닐이 터졌나 봅니다. 바지며 옷에도 흘러서 버스 안에서 냄새가 진동합니다. 내 옷보다도 이걸 어떻게 전해드리지, 걱정이 앞섭니다. 확인을 해보니 이미 국물이 다 흘러서 무게가 아주 가볍습니다. 고민 할 사이도 없이 어두컴컴한 입구에 일하고 돌아오신 어르신이 서 계십니다. “어떡해요, 어르신~ 봉지가 터져서 다 흘러버렸어요.” “어디 봐. 괜찮아. 가져와준 게 고맙지, 이렇게 추운날은 가져오지 말지.” 학생인지 아셨나 봅니다. 다들 그러십니다. “이런 날은 배달 오지 말지.”
그래도 이런 날, 배달하겠다고 대부분의 친구들이 모여들고 반찬을 들고 나섭니다. 이렇게 손이 시린 날, 다들 장갑도 없이 -젊어선가? - 반찬을 전해드리러 갑니다.
친구들이 아니라 내가 가져간 반찬이 터진게 아니라서 다행이었습니다